티스토리 뷰

기억 속 저편에/일상

메시지 콩 7, 8일째

종이와 쉼터 2010. 7. 11. 12:10

지난 주말에 마트 가서 희한하게 메시지콩이라는 것을 샀다.


콩이 캔에 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은 이렇게도 나오는군.. 하면서 몇 번이나 집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해바라기도 있었고 콩은 캔이 두 종류였다. 햇볕도 들어오지 않는 고시원에서 과연 키울 수나 있으려나.. 하고 반신반의하면서 구입.


물을 계속 줬는데 안자라는 것이었다. 그럼 그렇지.. 내 예상이 옳았어!...

.

.

.

.

.

.


어렸을 때부터 나는 탐구형 인간이었다. 그 뭐냐... 초등학교 방학 때는 탐구생활이라는 책자를 나눠줬다.


일종의 숙제장인데, 부모님과 함께 풀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과 그림 그리고.... (내가 설명에 약한 관계로... 생략)


나는 줄곧 콩 심는 것을 즐겼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도.. 고등학생 때도(?) <- 이 때는 점점 멀어졌을 터..


(소독용 흰 솜을 다 쓴 손크림 통(**vea / *trix hand cream)에 깔아놓고 불린 콩을 놓은 다음 물을 부어주면 싹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 자라면 메뚜기를 올려서 키워야지..' 하고 철 없는 생각을 했었다.


메뚜기도 자아가 있을 터! 마네킹처럼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고구마, 두부 위에 콩을 얹어서 키우는 동충하초도 계획했었다. 광고 뜨기 한참 전에!!! 노벨상을 받아야......)


.

.

.

.

.

.

.

.


어제 밤에 TV 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딱 하는 소리가 나서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

구입 후 7일 째, 창틀 끝에 놓아 둔 캔이 40도 정도 기울어져 있었고 본 적도 없는 콩이 하얀 엉덩이를 내어 놓은 것이 아닌가!



그렇다. 보는 순간에는 신기했었다. 왜냐하면 떡잎에서 싹 트는 장면도 못보고 바로 줄기부터 보았으니까.

하지만 녀석은 인공토양 안에 있었기에 내가 볼 수 없었던 것 뿐이다.



2010년 7월 11일. 8일째.

한 시간 전에 알람 소리를 듣고 깨어난 나는 곧바로 창문을 바라 보았다.

어쩜 허리 힘도 좋아! 녀석이 "I LOVE YOU" 가 새겨진 떡잎을 모두 보여주었다.


조금 있으면 날개도 펼칠 요량인 것 같다.사진을 잘 봐라. 왼쪽에 이파리가 보인다.




(아래) 떡잎이 나온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다.



이 제품을 처음 구입했을 때는 메시지, 즉 글자가 찍혀 나온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했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고 또 뒤져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후 실마리가 나왔다.


이 제품을 판촉물로 배포하는 곳도 있었고 한 군데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들이 무슨 수로 콩에 유전자 조작을 해서 글자를 찍겠는가.

그냥 어린 떡잎에다 글자를 새겨넣는 것이다. 조직이 자라고 넓어지면서 글자가 크게 보이는 것이겠지.

더구나 우리가 밥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조그만 콩이 아니고 (축농증 예방에 좋다는) 종자부터가 아주 큰 작두콩인 것이다.

떡잎이 크기 때문에 글자를 새겨도 부서질 염려가 없는 것이다.


한 2,3년 전에 내 모친이 작두콩이 축농증에 좋다는 광고를 접하고 작두콩 추출물을 구입했었다.

역시나 꾸준히 먹었더니 축농증이나 코 훌쩍임이 사라졌다. 모든 원인은 시간이 남아도는 손가락 장난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종자가 컸다. 어디선가 종자를 구해와서 심었는데 콩깍지가 적어도 가로, 세로 각각 15, 3센티미터 정도로 자라더라.

꽃밭에 심어놨더니 손버릇이 안좋은 누군가가 몰래 따 가서 어머니가 속상해했었다.



'기억 속 저편에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쁜 일상, 키위를 맛있게 먹는 방법!  (0) 2010.07.18
메시지 콩 13일째  (0) 2010.07.16
미숫가루  (0) 2010.07.11
인생의 투영.  (0) 2010.07.04
고구마 된장 버섯 비빔밥  (0) 2010.06.23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