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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여기서는 결코 특색있는 모양이 나오지 않을 것이며 이렇게 접는 것은 너무도 한심하고 허무한 방법이리라 생각하면서도 현재의 한계를 타파할 대안이 없어 시도한다. ("이건 내가 원치않는 방법이다!!!!!!!!"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벽에 기대어 TV 를 보면서 졸다가 깨어나서 손에 잡고 있던, 혹은 이불 옆에 놓아 둔 흰 종이, 혹은 대충 접은 모양을 허무하게 바라보며 접다가 대충 기본형 윤곽이 보이면 책상에 내팽개쳐 둔다. 녀석이 운이 좋다면 다시 손에 잡혀서 또 접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수일, 수주일이 지나면서 구겨지고 찢겨져서 휴지통으로 향하게 된다.

이번에 발견한 내 두 번째 개구리도 이렇게 탄생하였다. 차마 내 작품을 빚어내고 싶지도 않은 형태를 보며 "여기서 나온 작품은 뻔해서 타인의 눈에도 쉽게 띄겠구나 - (접는 방법이 뻔히 보이겠구나!)" 라고 중얼거리며 만들었다. 그런데 완성 후 내게는 뜻깊은 작품이 되었다. 지금껏 발견, 수정, 개발해온 작품들은 주로 변형 응용적인 기본형에 충실하였다. 게다가 똑바로 세워 놓은 책처럼 수직으로 납작하고 대칭적인 모양이 주를 이루었는데, 두 번째 개구리는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린 모양이다. 더구나 타 작가들이 접은 개구리 작품들처럼 긴 다리와 유연한 몸매를 보여준다.

작품은 그것을 창작한 작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난 내 손과 머리로 접어서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작품으로 선정하고 작품이라고 부른다. 내 작품은 훌륭하다. 내 노력에서 얻어진 결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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