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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저편에/일상

야자(1)

종이와 쉼터 2010. 7. 25. 01:16

마트에 갔더니 처음 보는 과일이 있었다. 야자였다.

(열대과일 치곤) 가격도 무척 쌌다. 1990원.


어떻게 먹는 거냐고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그냥 구멍을 뚫어서 마시면 된단다.


과연 무슨 맛이날까 궁금한 마음에 하나를 구입했다. 뚜껑을 열어보고 싶었다.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야자 먹는 방법, 평에 관해 찾아 보았다.


하나같이 엽기적인 반응들이었다.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도저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벌레쥬스 같다는 등..

순간 절망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는 후배한테 연락이 왔다.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된다고..


냉장고에 약 2시간 정도 넣어 두었다가 꺼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꺼냈다.


야자 꼭지 반대편(밑동)에는 과연 눈처럼 생긴 부분이 있었다.




한 쪽을 뾰족한 것으로 찌른다. 망치와 못이 없었기 때문에 다목적 따개를 이용했다.

겉으로 보기엔 수박, 메론처럼 찌르면 들어갈 것처럼 생겼지만 표면이 돌처럼 딱딱했다.



찌르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그리고 구멍이 뚫려다 싶으면 입을 대고 빨아마시면 된다.

타 사이트에서 본 것처럼 진공상태였다. 구멍을 제대로 뚫으면 뽕! 하고 공기 새어나가는 소리가 남!


어릴 적 과학시간에 잠시 눈여겨 본 그 실험처럼..


깡통 위, 아래 구멍을 뚫고 윗 구멍에서 손가락을 떼었을 때(?) 아래에서 쥬스가 나오는 (기압)실험?



안빨면 안나온다. 다른 구멍을 또 뚫으면 나온다고 하지만 워낙 딱딱하기에..


맛은 뭐랄까, 나름대로 괜찮았다. 벌레쥬스니 토할 맛이라는 등 그런 표현하고는 안어울린다.

요즘 예식장 뷔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열대과일 리치처럼 기름진 향이 난다.


(리치도 처음 먹었을 때 어색한 맛이었다. 신발냄새나 발 냄새 같다고 얘기한 하객분들도 계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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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쥬스 표현은 아마도 기름진 향이 풀 곤충을 만졌을 때 나는 비릿한 향처럼 느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특히나 시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셨기 때문에 더부룩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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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향 같기도 했고, 피스타치오 맛? 아이스크림에서 나는 향내가 난다.

그리고 단맛이다. 아주 달지도 않고 그저 그런, 하지만 시원하게 마시기에 딱 좋은 맛.


구멍을 뚫고 흔들면 속에서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난다. (신기했음).

속이 찬 과일이 아니고 물이 찬 과일이라...



내일 또 사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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