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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는 왠만해서는 쉽게 안갈라지는 단단한 외피를 가지고 있다.
칼로 가를 수 없다면 부수는 방법 밖엔..!!
그러나 펜치 한 방으로 쉽게 부숴지지 않기 때문에 못으로 외피질에 균열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약 1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못으로 구멍을 뚫는다. 그리고 못을 돌려서 껍질에 난 구멍의 지름을 넓힌다.
(균열이 안생긴 둥근 코코넛을 보려면 너무 깊게 뚫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구멍 주변을 망치나 펜치로 세게 쳐 준다. 어릴 적 음악시간에 배운 4분의 3박자(강! 약, 약) 로 치면 된다.
너무 세게 치면 내피까지 부숴질 수 있으니까 적당히 치라는 의미이다.
그 전에 손에 진동에 의한 충격을 덜 받기 위해서 면장갑을 착용하도록 한다.
반드시 무릅에 받히고 치지 않도록 한다. (깜짝 놀랄 것이다.)
외피에는 금이 갈 뿐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손으로 직접 떼어낸다.
다 떼어내면 이렇게 생긴 알맹이가 나온다.
알맹이를 반으로 가르면 이렇게 생겼다.
이런 것은 코코넛 함유 음료 또는 아이스크림 광고에서 보았던 것 같다.
원래부터 속이 비어 있고 여기에 고인 물을 빼서 마시는 것이다.
반으로 가르지 않았다면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물통으로 써도 좋을 것 같다.
물을 담아 놓으면 흰 내피질에서 나는 향기가 그대로 녹아서 향이 나는 물을 계속 마실 수 있을 테니깐!
딱딱한 껍질이 기름진 속을 보호하고 있다.
이 쯤에서 끝내도 되겠지만 나의 호기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것을 버릴 수는 없고 내피를 마져 까서 사용해 보리라. 감자 껍질을 깍을 때 쓰는 도구로 힘들게 깍았다.
저 하얀 속 내용물이 기름지기 때문에 손이 잘 미끄러져서 손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깍아야 한다.
(↑ 손에 기름이 잔뜩 묻어 있다. 다 흰 내피질을 잡다가 묻은 기름이다.)
한 시간에 걸쳐서 3개를 겨우 깍았다. 깍으면서 부러진 조각을 씹어 보았다.
보기엔 무처럼 보이지만 무보다 더 질기며 처음 씹었을 때는 별 맛 안나지만
계속 곱씹다보면 입 안에서 거의 가루로 변할 무렵에 기름진 고소한 맛이 난다.
유제품 맛이다. 이것을 그냥 먹는 것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고 기름을 짜서 사용하는 듯하다.
어찌되었든 이번엔 강판으로 갈아보았다. (싸지만 버리기엔 아깝거든. 왠지 음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텐데..)
갈아서 눈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고시원 자취객에게 뭘 바라는가! 믹서도 없는데 팔 힘을 써서 강판을 쓸 수 밖에..
이렇게 생겼다. 이제 이걸 가지고 뭘 해야 하나~?.. 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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